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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에 본홍색 봄빛으로 모과나무꽃이 피었습니다.> 언젠가 피어 있었다 블라인드 로프를 한번씩 당길 때마다 몸을 부풀리는 볕 볕과 함께 밖은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잡초 무성한 화단 가운데 꽂혀 있는 어린 모과나무 가지가 흔들리면 거기 바람이 꼭 그만큼 지나가고 ..
나무에 피어나는 꽃을 문득이라 불렀다 그 곁을 지나가는 바람을 정처 없이라 불렀다 떠나가고 돌아오며 존재하는 것들을 다시 이름 붙이고 싶을 때가 있다 홀연 흰 목련이 피고 화들짝 개나리들이 핀다 이 세상이 너무 오래되었나보다 당신이 기억나려다가 사라진다 (……) 내가 이 세..
<오늘화분과 화단의 봄입니다. 쑥이 잔디사이에서 파릇하게 자라고 있어요.2017. 3.19일> 넓은 들판이었다 우물가 동백꽃도 다 떨어진 조용한 오후였다 어머니는 햇빛을 등진 채 어린 쑥의 시린 발꿈치를 어루만졌다 바위인 듯 봉분인 듯 월남치마는 봄바람에 부어오르고 살아온 세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