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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장미향기 나는 흰동백꽃이 피었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18. 2. 17. 17:20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등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루를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
    분명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겨울꽃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 안에 또 한 사람을 잉태할 수 있게 함이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나무와 구름 사이
    바다와 섬 사이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 천, 수 만 번의 애닯고 쓰라린
    잠자리 날개짓이 숨쉬고 있음을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은
    서리처럼 겨울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먹구름처럼 흔들거리더니
    대뜸 내 손목을 잡으며
    함께 겨울나무가 되어줄 수 있느냐고  
     
    눈 내리는 어느 겨울 밤에
    눈 위에 무릎을 적시며
    천 년에나 한 번 마주칠
    인연인 것처럼
    잠자리 날개처럼 부르르 떨며  
     
    그 누군가가 내게 그랬습니다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김현태-

     

    ​< 제가 아끼며 화분에 키우고 있는 장미향기가 나는 하얀동백꽃이 아름답게 피었습니다.18. 2.10>


     
    우리가 태어나 삶을 살아가면서 만나고 헤어지는 인연에 대하여 깊이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오늘 새벽에는 잠을 일찍 깨어나 다시 잠을 청하여도 잠은 오지 않아서 뒤척이다가 옆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아내의 어렴픗이 모습을 들여다 봅니다.
    무슨 인연으로 만나 편안하게 살지 못하고, 밤새 공부하다가 새벽에 늦잠을 자고 저렇게 곤히 자게 되는지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저를 만나는 인연이 없이  다른 사람을 만났으면  힘들지 않고  참 잘 살았을 것 같은 사람인데... 
     
    " 우리 결혼해요.  당신 곁에 내가 있어야 되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그 때  뜻밖의 말에 저는 기쁨 대신  슬픈 마음으로 대답  대신 깊은 심호흡을 들이켰습니다.  지난 생일날에는 

    " 이제 당신이 내게  약속을 해요. 나보다 더 늦게 세상을 떠나야 해요. 꼭...
    그래야 내 밥도 챙겨줄 수 있고...나는 당신이 주는 밥 만큼 맛있게 할 수가 없어요 " 
     
    저는 이번에도 대답 대신 가벼운 미소만 보였습니다.
    (...또 그 약속은 할 수가 없고,  하늘만 알 수가 있는 일인데...)

     저는 이런 경우,   대답을 할 수가  없는 무거운 삶과 아픈 인연이 있습니다.





    수십 년전 내가 열일곱 되던 봄, 나는 동경에 간 일이 있다. 어떤 분의 소개로 사회 교육가 미우라선생 댁에 유숙을 하게 되었다. 시바꾸 시로가네에 있는 그 집에는 주인 내외와 어린 딸 세 식구가 살고 있었다.

     

    하녀도 서생도 없었다. 눈이 예쁘고 웃는 얼굴을 하는 아사꼬는 처음부터 나를 오빠같이 따랐다. 아침에 낳았다고 아사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하였다. 그 집 뜰에는 큰 나무들이 있었고 일년초 꽃도 많았다. 내가 간 이튿날 아침, 아사꼬는 '스위트피'를 따다가 꽃병에 담아 내가 쓰게 된 책상 위에 놓아주었다. '스위트피'는 아사꼬같이 어리고 귀여운 꽃이라고 생각하였다.

     

    내가 동경을 떠나던 날 아침, 아사꼬는 내 목을 안고 내 뺨에 입을 맞추고, 제가 쓰던 작은 손수건과 제가 끼던 작은 반지를 이별의 선물로 주었다. 옆에서 보고 있던 선생 부인은 웃으면서 "한 십년 지나면 좋은 상대가 될 거예요" 하였다. 나는 얼굴이 더워지는 것을 느꼈다. 나는 아사꼬에게 안델센의 동화책을 주었다.

    ​...<중략>

    그 집에 들어서자 마주친 것은 백합같이 시들어가는 아사꼬의 얼굴이었다. <세월>이란 소설 이야기를 한 지 십 년이더 지났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싱싱하여야 할 젊은 나이다. 남편은 내가 상상한 것과 같이 일본 사람도 아니고, 미국 사람도 아닌 그리고 진주군 장교라는 뽐내는 것 같은 사나이였다. 아사꼬와 나는 절을 몇번씩 하고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

     

    그리워하는 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꼬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피천득 수필  '인연'>중'에서>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  '인연'은 정말 감명깊게 읽었던 대목입니다.

     

     저는 일제 때, 약 30만명의  꿈 많았을 어린 소녀들을 위안부로 끌고 간 전쟁범죄 행위를 비꼬듯 부인하며 , 사과를 하지 않는 아베 총리 집권정치인들을  분개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음악이란 인연이 되어 일본인 아내와 같이 아름다운 연주를 하는 이 부부를 보면,  일본인이라해도 일부 나쁜 정치인들 말고는 서로 화해하고 도우며, 잘 살아갈 수가 있을텐데 하는 아쉬운 생각을 합니다.


    제가 즐겨 듣는 슈베르트곡 '네 손가락을 위한 환타지아'를  일본인 아내와 <네 손으로 피아노>연주를 하는 모습과 사랑스런  선율을 들으면 깊은 감명을 받게 됩니다.  


    ​< Duo VIVID>

    박종훈:    2000년 이탈리아 산레모 클래식 콩쿠르 우승        

    배우자: 치하루 아이자와(あいざわちはる | Chiharu Aizawa) 피아니스트  2001년 이탈리아 발 티도네 국제음악제 우승

              

    Duo VIVID : Chong Park - Suite Coreana

    (박종훈 - 한국 민요 모음곡/박종훈 & 치하루 아이자와) 

    1. Arirang (아리랑)
    2. Hanobeknyun (한오백년)
    3. Doraji (도라지)
    4. Dara Dara Balgun Dara (달아달아 밝은 달아)

    2015.7.12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Duo VIVID VIVID Vivaldi
    Pf. Duo VIVID (Chong Park & Chiharu Aizawa)
    피아노. 듀오 비비드 (박종훈 & 치하루 아이자와)​


     
    한국민요 여기를... https://www.youtube.com/watch?v=6mVOM32axxA

    들장미_슈베르트 곡_https://www.youtube.com/watch?v=-NtThvJ1lEg


    Duo VIVID - F.Schubert Fantasy D.940 /피아니스트 박종훈 과 아내인 치하루 아이자와 부부의 네 손으로  연주한  ' 슈베르트 네 손을 위한 환상곡'
    https://www.youtube.com/watch?v=HrVhRMbbLWE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사계 중 '여름'_피아졸라 곡_듀오 비비드

    https://www.youtube.com/watch?v=ge1L1K-qi_c

     

    Antonio Vivaldi - Le Quattro Stagioni (The Four Seasons) (Duo Vivid) 하이라이트

    (안토니오 비발디 : 사계 - 하이라이트)
    Pf. Duo VIVID (Chong Park & Chiharu Aizawa)
    피아노. 듀오 비비드 (박종훈 & 치하루 아이자와)

    https://www.youtube.com/watch?v=JuB1iZJf5ys

     




    <장미향기가 나는 흰동백꽃>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음악가 쇼팽(Fryderyk Franciszek Chopin/1810년 ~ 1849년)에게도  아름다운 녹턴곡이 탄생하게 된  <인연>이란 것이 있습니다.
    조르주 상드(George Sand, 1804∼1876)는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는 뒤드방(Casimir Dudevant) 남작과 결혼하여 두 아이를 낳은 직후  남편과 별거에 들어가고, 쇼팽과 결혼도 하게 됩니다.
    더욱 결핵으로 이미 성불구가 된 쇼팽과 결혼하였지만 지극한 모성애적 사랑으로 쇼팽에게 녹턴과 같은 명곡을 남기게 하였던 조르주 상드는 그러나 결핵이 점점 심해지면서 내성적으로 변한 쇼팽과  십 년의 결혼생활도 지쳐서  떠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조르주 상드의 재력과 사랑으로 버티던 쇼팽은 결국 중증 결핵이란  상태인데도 생활비를 벌기위하여 무리한 작곡과 연주활동으로 사망하게 된 쇼팽이라고 합니다. 특히 떠난 죠르드 상드를 못잊어 그리운 그녀를 위하여  혼신으로 작곡하였을  유작(녹턴 19 ~21번)은 그런 쇼팽을 생각하면 더욱 감명 깊게 느껴집니다. 

    쇼팽 콩쿠르 우승(2015년) 조성진 피아니스트의 쇼팽 녹턴과 유명배우 윤정희씨의 남편으로 유럽에서 유명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의 쇼팽 녹턴연주와 ,  2011년 제14회 차이콥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준우승과 함께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연주상, 콩쿠르 위촉작품 최고연주상까지 휩쓴 피아니스트 손열음(孫烈音, Yeol Eum Son)피아니스트 손열음씨 연주 녹턴을 들어보세요.


    쇼팽의 유작 /쇼팽 녹턴 20번 '한국인 최초 쇼팽 콩쿠르 우승' 조성진의 녹턴 연주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yFcy0FxOgPk&index=1&list=RDyFcy0FxOgPk

    Seong-Jin Cho – Nocturne in C minor Op. 48 No. 1 (first stage)

    https://www.youtube.com/watch?v=tSAwZP8e-zQ

     
    백건우 쇼팽야상곡9-1(Kun woo Paik,Chopin Nocturne9-1)
    https://www.youtube.com/watch?v=1Cx9wdgwS9A&list=RDy1hMT3WcwGY&index=3


    조성진 쇼팽 콩쿠르 우승연주 Seong-Jin Cho – Piano Concerto in E minor Op. 11 (final stage of the Chopin Competition 2015)
    https://www.youtube.com/watch?v=614oSsDS734&index=1&list=RD614oSsDS734


    손열음 쇼팽 녹턴 Chopin nocturne op27-2(Yeol Eum Son)
    https://www.youtube.com/watch?v=vU-MLVL8tMw&index=1&list=RDvU-MLVL8tMw  



     
    남으로 마냥 내려갔던 겨울 태양은 어느 덧 다시 북으로 올라와서 봄햇살 같이 창가에 따사롭게 내립니다.
    화분에 장미향기 나는 하얀동백꽃이 한창 피었다가 이제 하나 둘, 지고 있습니다.
    흰동백꽃은 제가 쓸쓸한 마음으로 지내는 이 겨울날,
    저에게 살며시 다가와 향기롭게 피는 것도 어떤 깊은 인연이 있나 생각을 해봅니다. 
     


    몸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만큼이었을까
    앞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만큼이었을가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 되면 비 오고 바람 불어 속절 없이 흩어지리 

    살아 있는 동안은 바람 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과 꽃나무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  
     
    - 꽃잎 인연 /도종환 -  
     


    이선희 - 인연 + 그 중에 그대를 만나 
    https://www.youtube.com/watch?v=xkKo2nD8RTE&index=1&list=RDxkKo2nD8R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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