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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이 말을 걸다 ...봄햇살 눈부신 길을 나서면 화단에 봄바람에 하늘하늘 피어난 꽃양귀비 꽃무리가...카테고리 없음 2017. 5. 9. 20:30
<화단에 봄햇살 받으며 봄바람 아따금 불어오면 하늘거리며 아름답게 피어 있는 꽃양귀비...17.
길을 걷는데
햇빛이 이마를 툭 건드린다
봄이야
그 말을 하나 하려고
수백 광년을 달려온 빛 하나가
내 이마를 건드리며 떨어진 것이다
나무 한 잎 피우려고
잠든 꽃잎의 눈꺼풀 깨우려고
지상에 내려오는 햇빛들
나에게 사명을 다하며 떨어진 햇빛을 보다가
문득 나는 이 세상의 모든 햇빛이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강물에게 나뭇잎에게 세상의 모든 플랑크톤들에게
말을 걸며 내려온다는 것을 알았다
반짝이며 날아가는 물방울들
초록으로 빨강으로 답하는 풀잎들 꽃들
눈부심으로 가득 차 서로 통하고 있었다
봄이야
라고 말하며 떨어지는 햇빛에 귀를 기울여본다
그의 소리를 듣고 푸른 귀 하나가
땅속에서 솟아오르고 있었다
-햇빛이 말을 걸다 / 권대웅-
***
봄햇살을 얼굴에
받는 것 하나에도
행복하다
마냥 아름다운 꽃이 여기저기 피어나고
하얗게 내리는 봄햇살에 얼굴에
와 닿는 느낌도 너무 좋다
그래서 역시 게절 중에는 봄이 좋은 가 보다.
봄햇살 하얗게 내리고
살랑살랑 이따금 불어오는 봄바람에
하늘하늘 거리며 현란하게 핀
꽃양귀비가 화단 가득한
봄날,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