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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년...그제는 하얀 앵두꽃이 와 내 곁에서 지고,
    카테고리 없음 2016. 4. 22. 22:55


      <어릴 적 고향의 담장아래에서 맨 먼저 봄을 알려주던 수줍듯 소박한 하얀 앵두꽃이 아파트 현관입구에서 아름답게 피었다>




    와병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 와
    빈 의자처럼 쓸쓸히 술을 마셨네

    내가 그대에게 하는 말은 다 건네지 못한 후략의 말

    그제는 하얀 앵두꽃이 와 내 곁에서 지고
    오늘은 왕버들이 한 이랑 한 이랑의 새잎을 들고
    푸르게 공중을 흔들어 보였네

    단골 술집에 와 오늘 우연히
    시렁에 쌓인 베개들을 올려보았네
    연지처럼 붉은 실로 꼼꼼하게 바느질해놓은
    백년百年이라는 글씨

    저 백년 百年을 함께 베고 살다 간 사랑은 누구였을까
    병이 오고, 끙끙 앓고, 붉은 알몸으로도
    뜨겁게 껴안자던 백년 百年

    등을 대고 나란히 눕던, 당신의 등을 쓰다듬던
    그 백년百年이라는 말
    강물처럼 누워 서로서로 흘러가자던 백년百年이라는 말

    와병중인 당신을 두고 어두운 술집에 와 하루를 울었네


    - 백년(百年) / 문 태 준 - 




      <...그제는 하얀 앵두꽃이 와 내 곁에서 지고...>




     <...저 백년 百年을 함께 베고 살다 간 사랑은 누구였을까...>



      < ...등을 대고 나란히 눕던, 당신의 등을 쓰다듬던
    그 백년百年이라는 말
    강물처럼 누워 서로서로 흘러가자던 백년百年이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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