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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에게 세들어 사는 동안....비에 젖은 하얀 체리나무꽃을 바라보며...
    카테고리 없음 2016. 4. 19. 23:57



    <바다안개와 봄비에 젖어 있는 화분의 체리나무꽃입니다. 16. 4.13일>


    나,

    이런 길을 만날 수 있다면

    이 길을 손 잡고 가고 싶은 사람이 있네

    먼지 한톨 소음 한점 없어 보이는 이 길을 따라 걷다보면

    나도 그도 정갈한 영혼을 지닐 것 같아



    이 길을 오고 가는 사람들처럼

    이 길을 오고 가는 자동차의 탄력처럼

    나 아직도 갈 곳이 있고 가서 씨 뿌릴 여유가 있어

    튀어오르거나 스며들 힘과 여운이 있어

    나 이 길을 따라 쭈욱 가서

    이 길의 첫 무늬가 보일락말락한

    그렇게 아득한 끄트머리쯤의 집을 세내어 살고 싶네


     아직은 낯이 설어

    수십번 손바닥을 오므리고 펴는 사이

    수십번 눈을 감았다가 뜨는 사이

    그 집의 뒤켠엔 나무가 있고 새가 있고 꽃이 있네


    절망이 사철 내내 내 몸을 적셔도

    햇살을 아끼어 잎을 틔우고

    뼈만 남은 내 마음에 다시 살이 오르면

    그 마음 둥글게 말아 둥그런 얼굴 하나 빚겠네


     그 건너편에 물론 강이 흐르네.

    그 강물 속 깊고 깊은 곳에 내 말 한 마디

    이집에 세들어 사는 동안만이라도

    나... 처음... 사랑할... 때... 처럼... 그렇게...


    내 말은 말이 되지 못하고 흘러가버리면

    내가 내 몸을 폭풍처럼 흔들면서

    내가 나를 가루처럼 흩어지게 하면서

    나,

    그 한마디 말이 되어 보겠네



    - 너에게 세들어 사는 동안/ 박라연 -



    <바다안개가 밀려 와 체리나무꽃를 휩싸고 말았습니다.>



     <화분에 아름답게 핀 <레이니어>라는 맛좋은 체리나무꽃입니다>



      <화분에 <라핀>이라는 붉은 체리열매가 열리는 품종의 체리나무꽃입니다>




    < 선발좌등금>이라는 품종의 체리나무꽃입니다>




      <거실에 화분을 들여 놓은 체리나무 하얀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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