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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문 밖 먼 길에 해가 저물자 월곶댁이 창호문을 엽니다 댓돌에 가지런히 벗어놓은 흙 묻은 신발이 아들 내외 그림자를 따라 신작로를 걸어갑니다 걸음걸음 길 잃은 새떼를 불러 모으는 저녁, 옹이진 어깨가 어둠속으로 기웁니다 목 꺾인 수숫대를 휘돌던 바람이 멀어지는 길을 지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