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 협주곡 1번 중 로망스 & 02 고요한 숲 (Silent Woo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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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은 때로 불꽃 입술로 말한다/이기철...붉은 감잎사귀와 주홍감이 너무 아름답습니다.카테고리 없음 2020. 11. 17. 12:46
사랑하는 시간만 생이 아니다 고뇌하고 분노하는 시간도 끓는 생이다 기다림만이 제 몫인 집들은 서 있고 뜨락에는 주인의 마음만한 꽃들이 뾰루지처럼 붉게 핀다 날아간 새들아, 어서 돌아오너라 이 세상 먼저 살고 간 사람들의 안부는 이따 묻기로 하고 오늘 아침 쌀 씻는 사람의 안부부터 물어야지 햇빛이 우리의 마음을 배춧잎처럼 비출 때 사람들은 푸른 벌레처럼 지붕 아래서 잠깬다 아무리 작게 산 사람의 일생이라도 한 줄로 요약되는 삶은 없다 그걸 아는 물들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흘러간다 반딧불 만한 꿈들이 문패 아래서 잠드는 내일이면 이 세상에 주소가 없을 사람들 너무 큰 희망은 슬픔이 된다 못 만난 내일이 등뒤에서 또 어깨를 툭 친다 생은 결코 수사가 아니다 고통도 번뇌도 힘껏 껴안는 것이 생이다 나무들은 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