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선 작곡/바리톤 황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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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달 / 김명인......뜻깊고 즐거운 한가위를 보내세요.카테고리 없음 2020. 9. 29. 14:03
아버지는 스물네 해 전에, 어머니는 금년 정초에 돌아가셨다, 정정하던 시골집 탓에 한가위 귀성 행렬에도 해마다 끼었건만 올해는 갈 곳조차 한갓져 하루 종일 뒹굴다가 달맞이 산책길에 나선다, 달의 뒷면으로 불뚝한 심사여, 조금 있으면 만월이 떠올라 어머니와 함께 툇마루에 쌓던 호박 달로 글썽거리리라 생사야 장난처럼 단순해 무리도 벗었건만 구름 달 여전히 내 속에 있고 나 혼자 굴러오다 여기 서성거리니 나는 몇 번이나 더 추석까지 저어 갈까? 우수는 마음의 구름이니 달이여, 한 가계가 나누던 쓸쓸한 사랑으로 아뜩히 솟아올라 무너진 지붕 저쪽 출가의 달로 헤매다오 (어떤 달은 열아홉에 가출했고, 스물둘에 져버렸다) -호박 달 / 김명인- 유난히 쓸쓸한 가을 한가위가 되었습니다. 이제 부모님 모두 여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