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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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추운 늦가을에 향기롭게 피어서 아름다운 화단의 구골목서나무꽃카테고리 없음 2019. 11. 26. 23:49
서늘해지는 바람에서 그대 소식 듣습니다. 거리를 떠도는 걸 보았다고도 하고, 서릿발 일어서는 들판의 후미진 구석에서 길 잃은 고라니 새끼처럼 웅크리고 있었다고도 하고. 바람은 늘 거대하게 날개 편 풍문의 새와도 같습니다. 무사하신지요. 한때는 그대가 치자꽃 핀 울타리를 따라 걷고 있다 해서 온종일 치자꽃 향기에 휩싸이기도 했고, 한때는 그대가 서리 내린 들판을 걷고 있다 해서 칼날 같은 서릿발 위에 서는 것도 같았습니다. 참 많은 세월과 길을 걸어왔습니다. 감꽃 하얗게 핀 울타리를 따라 걷기도 했고, 맨발로 서릿발 위를 걷기도 했습니다. 이제 그 수많은 내가 나일 뿐임을 알 것도 같습니다. 그것이 또한 슬픔임을 알 것도 같습니다. 그렇듯이 당신에 관한 많은 풍문이 당신의 빈자리를 가리키고 있을 뿐임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