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꽃....꽃보다 아름다운 사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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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꽃....꽃보다 아름다운 사람꽃

비밀의 꽃밭 2019. 3. 5. 15:32

<긴 겨울을 지나서 이윽고 아름다운 봄이 왔어요. 화분에 유채꽃도 피고 화단에는 매화꽃과 수선화...목련도 피었어요.2019. 3. 5>

엄마는 아이 손을 잡고
아이는 아빠 손을 잡고
한 가족이 들놀이를 가고 있다.

탱자나무 울타리를 지나
찔레꽃, 냉이꽃 핀 강둑을 따라
나른한 봄의 젖가슴 한가운데로
나비처럼 너울너울 들어가고 있다.

엄마는 파라솔도 없이
딸아이는 칭얼댐도 없이,
외할머니 집 찾아가듯
봄의 손에 이끌려서 가고 있다.

젊어서 속으로 망가진 아빠가
별꽃 같은 아이를 애잔하게 바라본다.
세상에 사람꽃만한 게 또 있을까, 벼꽃처럼 웃으며
아이에게 찔레 순을 따서 준다.

꽃도 마음도 절반만 피어야 좋지
만발하면 슬프다며, 이미
이울기 시작한 엄마가 낮에 핀 박꽃처럼 웃는다.

멀리서 봐야 아름다울 때도 있다며
산 빛인지 물빛인지 분간할 수 없는
먼 데를 바라보며 걸어가고 있다.

세상 어느 동아줄이 마주잡은 저 손만 하랴.

-사람꽃/최서림-

긴 겨울을 지나서
아름다운 봄이 왔어요.
화분에 노란 유채꽃도 향기롭고
화단에는 매화와 수선화,명자나무,
그리고 벌써 살구나무꽃도 활짝 피었어요.

봄꽃을 그윽히 바라보며
잠시 행복한 마음으로 서서 생각에 잠겼습니다.
삶을 살아 오면서
나를 좋아하고 사랑해 주었던 분들을 하나 둘 ,
떠올려 보고 그리움에 젖어 봅니다.
꽃이 아무리 아름다운들... 사람 사이의 사랑 만큼 아름다울까요?

사람꽃...
봄길을 아이의 손을 잡고 가는 엄마...
시들기 시작한 엄마가 낮에 핀 박꽃 처럼 웃는다, 처럼 아름답고
아이를 잡은 손이 이 세상을 매어 놓은 동아줄 같은 엄마의 사랑...
참으로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