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야 하는 이유....어느 덧 팔월의 마지막 날 오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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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야 하는 이유....어느 덧 팔월의 마지막 날 오후입니다.

비밀의 꽃밭 2018. 9. 15. 13:41

<여름을 보내기가 아쉬운 듯, 오후에는 천둥 번개치더니 소나가가 쏱아집니다. 화분의 파파야나무와 푸른 모과열매에 빗줄기가 내립니다>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세상의 강물을 나눠 마시고
세상의 채소를 나누어 먹고
똑같은 해와 달 아래
똑같은 주름을 만들고 산다는 것이라네.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세상의 강가에서 똑 같이
시간의 돌멩이를 던지며 운다는 것이라네.

바람에 나뒹굴다가
서로 누군지도 모르는
나뭇잎이나 쇠똥구리 같은 것으로

똑같이 흩어지는 것이라네.

-사랑해야 하는 이유/문정희-

<여름의 하얀 뭉게구름이 피어오르더니 오후가 되어 소나기 내리는 암흑의 하늘로 변하였습니다. 이제 가을이 오나 봅니다>

어느 덧 팔월의 마지막 날 오후입니다.
한여름의 뜨거움을 이제는 아쉬운 듯, 하늘에는 번개 천둥소리와 함께
소나기가 쏱아져 내립니다.
먹장구름의 하늘에서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저의 암울했던 젊은 시절을 회상합니다.

짙은 회색 하늘 같던 80년대 암울했던 시절...
희망과 밝은 미래를 생각하기 보다
우선 가난해서 살기도 급급했고, 공포 분위기의 독재 5공화국의 시대상으로 인하여
모두 참 괴로운 하루살이였지요.
그 때 저나 아내도 아직 말로만 결혼약속만 하고 있었지만
저의 생사의 갈림길에서 허우적 거리고 지냈고,
그런 우리 마음을 위로해주던 해바라기와 김창완씨 노래 듣는 것이었지요.
서울대 학과 학생회장을 맡고 있던 조카가
민주화 투쟁으로 힘들고 숨어다니던 때였는데,
제가 용돈을 몇 번을 주었더니
저와 아내를 위하여 아직 방송을 타지 않고 있던 해바라기와 산울림(김창완) 노래를 녹음테이프에 복사를 해서 몇 개를 용돈을 준 보답으로 선물로 주었지요.
너무 감동적인 노래가사와 음률이 암울한 마음을 달래주었어요.
지금 되돌아 봐도 너무 힘든 저의 젊은 날이었네요.
지금 조카도 고통의 그 시절에 사귀던 여기자와 결혼을 했고, 좋은 직장 몇 곳을 퇴사하고 결국 언론사를 택하더니 신문사 편집부 부국장으로 잘 지내고 있어요.

이제 곧 여름이 그리워질 것 같아요.
뜨거운 태양도 쏱아져 내리는 소나기도...
우리들의 암울했던 그 시절이 되돌아보면 조금은 아릿한 그리움으로
회상하게 되는 것,

긴 세월이 흘렀습니다.
남을 짓밟고 자기만 권력을 누리려고,
남을 괴롭히드라도 많은 돈을 모으려고
몇 사람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을 고통에...

깊은 상처는 잘 아물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제 남은 건 단 하나,
우리 모두가 사랑해야 할 이유가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