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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가을비 며칠을 내린 후, 햇살이 하얗게 부서져 내리는 날의 가을산책...

비밀의 꽃밭 2016. 10. 3. 11:46


< 며칠을 내리던 가을비 그치고 햇살이 좋은 화단에  아가위(산사)나무 열매가 붉게 아름답다.16.10. 2일>




산에 와 생각합니다

바위가 山門을 여는 여기

언젠가 당신이 왔던 건 아닐까 하고,

머루 한 가지 꺾어

물 위로 무심히 흘려보내며

붉게 물드는 계곡을 바라보지 않았을까 하고,



잎을 깨치고 내려오는 저 햇살

당신 어깨에도 내렸으리라고,

산기슭에 걸터앉아 피웠을 담배연기

저 떠도는 구름이 되었으리라고,

새삼 골짜기에 싸여 생각하는 것은

내가 벗하여 살 이름

머루나 다래, 물든 잎사귀와 물,

山門을 열고 제 몸을 여는 바위,

도토리, 청설모, 쑥부쟁이 뿐이어서

당신 이름뿐이어서



단풍 곁에 서 있다가 나도 따라 붉어져

물 위로 흘러내리면

나 여기 다녀간 줄 당신은 아실까

잎과 잎처럼 흐르다 만나질 수 있을까

이승이 아니라도 그럴 수는 있을까



-시월/ 나희덕-















 <동백섬 갯바위에 아름답게 핀 실유카꽃(Yucca) 16.10. 2일>









 <펜타스 란체올라타(Pentas Lanceolata)꽃이 별빛 같다. 라틴어로 별아라니, 더욱 그렇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