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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국꽃....꽃이 없는 더운여름날, 청초한 꽃빛으로 더욱 아름다운 산수국꽃
비밀의 꽃밭
2016. 6. 25. 20:10
<산수국 형태의 보라수국의 꽃은 밤하늘의 반짝이며 떠 있는 초별꽃 같아요. 16. 6.11일 화단에서>
아침 저녁으로
다니는 산 아래 강길
오늘도 나 혼자 걸어갑니다
산모롱이를 지나
한참 가면 바람결처럼 누가
내 옷자락을 가만가만 잡는 것도 같고
새벽 물소리처럼
나를 가만가만 부르는 것도 같습니다
그래도 나는 그 자리를 그냥 지나갑니다.
오늘도 그 자리 거기를 지나는데
누군가 또 바람같이 가만가만
내 옷깃을 살며시 잡는 것도 같고
물소리같이 가만가만
부르는 것 같아도 나는 그냥 갑니다.
그냥 가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가만히 흔들렸던 것 같은
나무이파리를 바라봅니다.
그냥
가만히 바라보다가 다시 갑니다
다시 가다가
다시 돌아와서 가만히 서 있다가
흔들렸던 것 같은
나뭇잎을 가만히 들춰봅니다
아 !
찬물이 맑게 갠 옹달샘 위에
산수국꽃 몇 송이가
활짝 피어 있었습니다
나비같이 금방 건드리면
소리없이 날아갈 것 같은
꽃이파리가 이쁘디 이쁜
산수국꽃
몇 송이가 거기 피어 있었습니다.
-산수국꽃/김용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