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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의 연緣 ... 어느 생에선가 내가 당신으로 인해 불면의 불로 봄과 작별을했다는 것을..

비밀의 꽃밭 2016. 5. 5. 18:00




< 현관입구에서 벌써 활짝피어서 그윽한 향기가 봄바람 따라 날아오고 있습니다. 16. 4. 17일>


 

어느 생에선가 내가
몇 번이나
당신 집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선 것을
이 모란이 안다
겹겹이 꽃잎마다 머뭇거림이
머물러 있다
 
당신은 본 적 없겠지만
가끔 내 심장은 바닥에 떨어진
모란의 붉은 잎이다
돌 위에 흩어져서도 사흘은 더
눈이 아픈
 
우리 둘만이 아는 봄은
어디에 있는가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한 소란으로부터
멀리 있는
 
어느 생에선가 내가
당신으로 인해 스무날하고도 몇 날
불탄 적이 있다는 것을
이 모란이 안다
불면의 불로 봄과 작별했다는 것을  


 

-모란의 연緣 / 류시화 -


 


















  현관입구에 핀 자란꽃




화단의 흰모란꽃








 <현관입구 자란꽃>


 <동백섬 해변의 파도>




 <귀여운 스피츠 종 애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