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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내게로 왔을 때...하얀 라일락꽃이 맑은 영혼처럼 피었다.
비밀의 꽃밭
2013. 4. 9. 23:39
어느 덧 봄햇살에 화단의 하얀 라일락꽃이 피었다. 잠시 그윽한 향기에 맑은 영혼이 되어 보았다/2013.04.07일>
사랑이 내게로 왔을 때 나
말없는 나무로 있고
싶었다.
길 위에 서 있는 시간이 너무 길어
해님은 또 밤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빛 고운
열매, 등처럼 걸어둔 채
속으로 가만가만 무르익고 싶었다.
다시 사랑이 내게로 왔을 때 나
누구냐고 넌지시
물어보며
감춰둔 그늘
드려 네 안으로
소리
없이 그윽하게 스며들고 싶었다.
그만 사랑이 내게서 떠날 때
닫혔던 속 그제야
열어뵈며 나
네 뒤에
오랫동안 서 있고 싶었다.
-사랑이 내게로 왔을 때/김재진-
그제 한낮의 화단에는 어느 덧 하얀 라일락꽃이 맑은 영혼처럼 피고 있었다.
그가 없는 이 봄날이지만, 그의 영혼 같은 라일락꽃을 보며 한없는 그리움에 젖어들었다.
형언할 수 없는 고운 향기가 가슴 깊숙히 스며들수록, 나도 모르게 슬픈 그리움으로 심호흡을 하였다.
이런 봄날도 곧 갈 것이다.
난 전혀 예감하지도 못했던 - 그가 어느 날 홀연히 떠나 버렸듯이...
보라빛 라일락꽃 향기와는 완전히 다른 형언할 수 없는 향기가 난다.
그의 맑은 영혼처럼,,,피었다 . 봄햇살도 고운 하늘 아래 하얀 라일락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