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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첫눈 내리는 하늘엔 누군가의 얼굴이

비밀의 꽃밭 2012. 12. 8. 01:06

 

 

 

'혼자 아프니까 서럽다'는 문자를 받고

남은 술을 벌컥이다

위성도시 5일장에 걸린

덜 자란 개들의 주검 같은 사랑이

널브러져 있는

추적추적한 거리를 걸었다

 

떠올려보면 세월은 더디게 갔다

 

지금은 사라진 하숙촌에서

마지막이라 믿었던 사랑을 했었고

신호등이 안 보일 만큼

누군가의 얼굴이

자동차 앞 유리창에 가득할 때도

그게 끝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아득해지지 않았으니

세월은 너무 더디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아득해지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

스스로 가해자가 되어

문자로 답을 보냈다

 

지금에 와서 나를 울린 건

사랑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이었을 뿐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비를 피해

은하열차처럼 환한 전철속으로 뛰어들었고

나는 '불행하다'고 생각하며

바짓단이 다 젖도록

거리에 서 있었다

 

-후회/허연-

 

 

 

 

마지막 단풍이라서 그런지 더욱 곱다.

이제 단풍도  마지막으로 내곁을 떠났다.

마치 사랑을 뒤로하고 떠나던 그녀의 뒷모습, 아픈 아름다움처럼...

 

 

 

지난 일요일에는 화단의 단풍을 담았는데

오늘은 부산에서도 하늘 가득히 눈송이가 흩날렸다.

부산은 따스한 기온으로 인해서 물론 땅에 떨어지기 전에 빗방울로 변해지지만...

창가에 서서 눈 내리는 하늘을 바라보니

나도 모르게 눈앞이 흐려짐을 느꼈다.

 

 

 

해마다 추워지는 겨울이 되고,

그리고 이런 눈 내리는 흐린 날씨에는  

몸이 많이 아파와서   병원을 가야한다는 그녀...

 

 

 

오늘 같은 날이면

또 병원엘 가야 할텐데...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 지...

부디 그 후유증 겪지 않고 건강하기를...

그래서 그의 삶의 언저리, 행동반경 안에는 모두 행복만 가득하기를...

 

 

'......

지금에 와서 나를 울린 건

사랑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이었을 뿐......'

 

화단의 마지막 단풍..

하늘 가득 흩날리는 첫눈이 내린 오늘밤에는 그가  더욱 그립다.

지금에 와서 내가 할 수가 있는 일이란...

그리워 할 일만 남아서

그래서 더욱 그립다.

 

아아, 부디 행복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