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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필 때 /용혜원-눈부시게 아름다운 벚꽃 핀 봄날입니다.카테고리 없음 2021. 3. 25. 19:53
꽃봉오리가 봄 문을 살짝 열고 수줍은 모습을 보이더니 봄비에 젖고 따사로운 햇살을 견디다 못해 춤사위를 추기 시작했다. 온몸으로 봄소식을 전하고자 향기를 내뿜더니 깔깔깔 웃어 제치는 소리가 온 하늘에 가득하다. 나는 봄마다 사랑을 표현할 수 없거늘 너는 어찌 봄마다 더욱더 화려하게 사랑에 몸을 던져 빠져버릴 수가 있는가. 신바람 나게 피어나는 벚꽃들 속에 스며 나오는 사랑의 고백 나도 사랑하면 안 될까. -벚꽃이 필 때 /용혜원- 봄을 아름답게 수놓으며 벚꽃이 마악 피어나고 있습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벚꽃 핀 봄날입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봄날, 우리의 마음도 아름다운 벚꽃처럼 피어나기를 ... 모두모두~ 행복하세요! Canon in D (Pachelbel's Canon) - Cell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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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커피 당신 / 최갑수...우리 한 생애가 나란히 앉았으니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아도 사랑인 것이지카테고리 없음 2021. 3. 22. 20:37
벚꽃 아래였던 거지 바람이 속눈섭을 스쳐갔던 것인데 살얼음 녹고 먼 산 봉우리 눈이 녹아 그 핑계로 두근거리며 당신을 불러 내었던 것인데 그러니까 봄, 봄이었던 거야. 바람들 가지런한 벚나무 그늘에 앉아 커피 내리기 좋았던 평상이었던거야. 햇살은 아직 야위었지만 당신 뺨을 비추기엔 모자라지 않아서 나는 당신 앞으로 슬며시 커피를 밀어 놓았던 것인데 커피잔 휘휘 저으며 지금까지의 이별은 까마득히 잊고 당신과 이별만 걱정이 되었던 이른 봄 꽃이 지고 다시 꽃피는 그 사이 벚꽃잎 짧게 빛났던 허공 가만히 맨 손 쓰다듬으며 분홍의 시절에게 이르길 우리 한 생애가 나란히 앉았으니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아도 사랑인 것이지 커피 식어가도 봄날은 지나가도 꽃 핀 정성은 가득했네 말간 사기 잔 조심히 커피 물 끓인 보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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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박은영...어느 덧 매화향기 흐르는 봄이 왔습니다.카테고리 없음 2021. 2. 24. 16:20
사립문 밖 먼 길에 해가 저물자 월곶댁이 창호문을 엽니다 댓돌에 가지런히 벗어놓은 흙 묻은 신발이 아들 내외 그림자를 따라 신작로를 걸어갑니다 걸음걸음 길 잃은 새떼를 불러 모으는 저녁, 옹이진 어깨가 어둠속으로 기웁니다 목 꺾인 수숫대를 휘돌던 바람이 멀어지는 길을 지우는 사이, 백구가 신 한 짝을 물고 토방에 엎드립니다 녹슨 문고리를 쥔 할머니 기침소리에 놀라 잠에서 깬 갓난쟁이 친손녀, 동녘은 별자리마다 꽃눈을 틔우고 월곶댁은 자장자장 쉰 목소리로 달래주지만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울어대는 젖먹이 조그만 입속에서 아직 피도 마르지 않은 연한 입속에서 매화 향 짙게 퍼지는 봄 토담 너머 하현달이 제 흰 젖을 짜냅니다 시디신 울음이 사립문을 열고 신작로를 넘어가면 청매실 익어가는 아침이 올까요 쇠부엉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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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머니가 한없이 그립습니다 / 이 채...새해 복많이 받으세요!!카테고리 없음 2021. 2. 11. 10:02
손 내밀면 햇님처럼 따스하던 어머니 다가서면 열두 폭 가슴으로 안아주던 어머니 나이를 먹어도 자식은 자식이고 부모는 부모인가 봅니다 내 자식 섭섭해도 어머니 섭섭한 줄 몰랐으니까요 내 자식 소중해도 어머니 소중한 줄 뒤늦게야 알았습니다 자식의 안부조차 기약 없는 바람의 편지였지요 기다림에 기다림에 하염없이 저녁 해만 바라보다 개여울 물소리에 흘려보낸 한숨 하얀 구름이 그리워 천국의 하늘새가 되셨나요 지친 세월이 힘겨워 고요히 날개를 접으셨나요 홀로 지키던 당신의 어둠이 함뿍 젖은 이슬로 내리는 밤이면 유난히 빛나는 별 하나 당신의 눈물인 줄 압니다 그립습니다 오늘은 어머니가 한없이 그립습니다 꿈에라도 뵈올까 찾아본 고향집엔 장독대 빈 항아리만 뎅그러니 앉았어라 - 오늘은 어머니가 한없이 그립습니다 /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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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서울...봄이 오는 길목에서 동백꽃길을 걸으며..카테고리 없음 2021. 1. 29. 14:35
동백섬에 산책길을 걷는데, 까만 청설모가 나무를 타고 날으고 있네요. 시외버스 터미널 대합실에는 언제나 울긋불긋한 화장발의 잡지가 오고 가는 승객을 호객하고 있었다 싸구려 향수 냄새 풍기듯 시시콜콜 카더라 통신으로 도배된 총천연색 잡지는 그때 구 시절 시외버스 터미널 화단에 핀 영산홍처럼 붉고 도발적이었다 땐,땐,땐 땐스 비밀 교습 광고가 난무하고 뺑글뺑글 멀미보다 어지러운 조명 아래 바람난 자유부인 스캔들이 꺼진 불도 다시 보자던 벽보 아래 모락모락 검은 연기 피우던 그 캐캐한 석유 냄새 진동하던 터미널에서 나는 매번 막차를 놓칠 뻔했는데 돌아보면 누군가 오줌발로 낙서한 담벼락 아래 한 시절 쉬쉬하며 낄낄대며 얼룩덜룩 휘갈겨 핀 봄꽃 같던 시외버스 터미널 가판대의 꽃 그 통속적인 봄날의 선데이서울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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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육사...독립운동을 하시다가 무려 일제 감옥을 17번씩이나 투옥 되시고 ...독립운동가들 대충 살아”... ‘윤서인 막말카테고리 없음 2021. 1. 24. 09:57
독립운동을 하시다가 무려 일제 감옥을 17번씩이나 투옥 되고, 베이징 일제감옥에서 고문으로 순직하기까지 굽히지 않은 선생님 숭고한 조국의 독립정신을...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내리잖는 그 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 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작거려 제비떼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버리지 못할 약속이여. 한 바다 복판 용솟음치는 곳 바람결따라 타오르는 꽃 성(城)에는 나비처럼 취하는 회상의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 보노라. - 꽃 / 이육사 - ***** 제재 : 꽃 - 주제 : 참된 삶에 대한 의지와 기다림, 새 생명 탄생의 기대와 의지, 조국 광복에 대한 신념과 의지 ■ 이해와 감상 불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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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벚꽃나무하고 여자 그림자하고 /최정례...고 최정례시인님의 삼가 명복을 빕니다.카테고리 없음 2021. 1. 18. 18:28
그는 산벚꽃나무와 여자 그림자 하나 데리고 살지요 그는 돈도 없고 처자도 없고 집도 없고 그는 늙었지요 바위 구멍 굴딱지 같은 곳에서 기어나와 한참을 앉아 있지요 서성거리지요 산벚꽃나무 기운없이 늘어진 걸 보니 봄이 왔지요 냄비를 부시다 말고 앓아 누운 여자 그림자를 안아다 양지 쪽에 눕히고 햇빛을 깔고 햇빛을 덮어주고 종잇장같이 얇은 그녀도 하얗게 늙어가지요 산벚꽃나무 장님처녀 눈곱 달듯 한두 송이 꽃 매달지요 그녀의 이마가 그녀의 볼이 따뜻하지요 아니 차디차지요 이 봄은 믿을 수가 없지요 그녀를 눕혔던 자리 아지랭이 피어오르고 그녀가 천천히 날아가지요 산벚꽃나무 너무 늙어 겨우 꽃잎 두 장 매달았다 떨구지요 또 봄은 가지요 그녀는 세상에 없는 여자고 그래도 그는 그렇게밖에 살 수 없지요 산벚꽃나무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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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퀴블로 로스의 '상실수업 '중에서카테고리 없음 2021. 1. 15. 16:34
북쪽의 추위를 피해서 따스한 동백섬 입구 바다에 수백 마리의 야생오리가 날아와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도 모른 체 지나가게 될 날이 오고 한때는 비밀을 공유하던 가까웠던 친구가 전화 한통 없을 만큼 멀어지는 날이 오고, 한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사람과 웃으며 다시 만나듯이 ... 시간이 지나면 이것 또한 아무것도 아니다. 변해버린 사람을 탓하지 말고, 떠나버린 사람을 붙잡지 말고, 그냥 그렇게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듯 의도적으로 멀리하지 않아도 스치고 떠날 사람은 자연히 멀어지게 되고 아둥바둥 메달리지 않아도 나의 곁에 남을 사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알아서 내 옆에 남아준다. 나를 존중하고 사랑해주고 아껴주지 않는 사람에게 내 시간 내 마음 다 빼앗기고 상처 받으면서 다시 오..